2월 15일 화요일

 

빌립보서 1장 12절

형제들아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

 

바울이 감옥에 갇혔다. 사람들은 그의 사역이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의 상황을 그렇게 해석하지 않았다. “형제자매 여러분, 내게 일어난 일이 도리어 복음을 전파하는 데에 도움을 준 사실을, 여러분이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말 ‘도리어’는 헬라어 ‘에르코마이’를 옮긴 것이다. 이 말에는 ‘나쁜 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좋은 일인 것으로 밝혀진다’는 뜻이 들어 있다. 바울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인 ‘의외성’과 ‘반전’과 ‘상황의 역전’을 이렇게 멋지게 표현했다. 

이어 바울은 자신이 갇힌 것이 어떻게 복음을 전파하는 데 도움을 주었는지 그 사실을 구체적으로 말한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감옥에 갇혔다는 사실이 온 친위대와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알려졌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감옥에 갇힌 것이 시위대와 감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감옥에 갇힌 모든 사람에게 예수님을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한다. 

로마의 ‘시위대’는 황제의 궁과 총독 관저를 지키는 정예 부대였다. 철저히 로마 시민 중에서 선발한 남자들로만 구성된 시위대의 전체 규모는 9,00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바울이 여기서 말하는 시위대는 전체 시위대 9,000명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시위대는 로마 식민지 전역에 배치되어 있었고, 로마에 있는 시위대는 1,000~2,000명 정도였다. 그러니까 바울은 로마 시위대 1,000-2,000명에게 복음이 전해지게 된 것이라고 셈한 것이다. 또한 바울은 이들과 더불어 이 시위대를 유지하는 사람들과 다른 수감자들에게도 복음이 전해졌다고 말한다. 

로마에서 로마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다. 그런데 감옥에 들어오니 합법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로마를 종일 뛰어다녀도 만날 수 없던 사람들이 감옥에 갇힌 바울에게 찾아온 것이다. 

감옥 안에서만 이런 일이 생긴 것도 아니다. 밖에서도 의외의 반전이 일어났다. 함께 복음을 전했던 동역자들 사이에 두 파가 생겼다. 평소 바울을 시기했던 사람들 쪽은 바울이 감옥에 갇히자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복음을 전했다. 다른 한 쪽은 감옥에 있는 바울을 대신하여 복음을 전하는 데 열심을 내는 착한 마음의 순수파였다. 이 두 파가 경쟁하듯 복음을 전했고, 가속도가 붙은 복음이 로마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수감이 결정되었을 때 바울이라고 처음부터 이 반전을 알았을까? 아마도 그도 적잖게 좌절했을 것이다. ‘하나님, 걸어 다니고 뛰어다녀도 부족한데, 이렇게 손발을 묶어 두시면 어떻게 복음을 전합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런 의구심을 말끔히 씻어 버리신 것이다. 감옥 안에서는 2명씩 돌아가면서 24시간 교대로 바울에게 제자훈련을 받으러 왔고, 감옥 밖에서는 두 팀이 경쟁하면서 복음을 전했다.

밖에서 고군분투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빨리 복음이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바울은 탄성을 발했을 것이다. ‘아,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의 진보를 이루었구나!’ 자신에게는 곡선처럼 보이는 이 일이 하나님께는 직선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바울은 자신의 감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 무엇이냐 겉치레로 하나 참으로 하나 무슨 방도로 하든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니 이로써 나는 기뻐하고 또한 기뻐하리라”(빌 1:18).

말씀에 중심을 두기를 원하는 우리의 경건 훈련이 이러한 기쁨을 사모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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