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삶에 대한 글 (존 스미스) 나눕니다. 

 

많은 개혁주의 신자들처럼 필자 역시 내 자신의 구원에 관해서 뿐 아니라 이후 이어지는 삶에서 은혜의 교리를 가르쳐 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찬양한다. 내 삶의 모든 부분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마침내 알게 되었던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한다. 오래 전에 내가 중생했던 것도 내가 결정한 것이 아닌(요 1:13) 나를 사랑하시고(엡 2:4) 오직 그리스도만 믿는 믿음만을 통해 주어지는 은혜로 나를 의롭다 하신 하나님(2:8)께서 하신 일이라는 것, 하나님은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분이라는 것(1:11), 그리고 내 삶과 미래가 그의 손 안에서 안전하다는 것(요 10:28)을 깨닫게 되었다. “놀라운 사랑! 날 위해 죽으신 주 하나님”이라는 찬양이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나는 새롭게 발견한 개혁주의 신앙을, 심지어 그리스도의 십자가마저도, 파괴적이고 사악한 영적 교만을 쌓아 올리는 데 사용했다. 계속 겸손해지고, 그리스도의 몸 안에 속한 다른 이들을 사랑하는 일에서 자라는 일에 헌신하기보다, 나는 나의 신학적 우월성을 뽐냈다. 내 안에 남아있는 깨어짐과 약함을 보여주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내 구주의 놀라운 사랑이 내 삶으로부터 흘러나와 내 주위의 모든 깨어지고 약하고 상처받은 이들에게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친 성령님의 성화 사역이 필요했다.   

성경은 일반 계시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확인해준다. 이 땅에서의 삶은 연약함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 모두가 가시덤불, 엉겅퀴로 인해 땀을 흘려야 먹을 수 있게 된 저주(창 3) 아래 있게 되었다는 것 말이다. 또한 믿음만을 통한 하나님의 은혜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후에도(롬 3:24–25), 십자가의 말씀의 힘으로 구원을 얻은 후에라도(고전 1:18), 우리는 이 약한 육신 안에서 탄식하며 우리 몸의 속량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롬 8:23)이다. 또 우리가 기다리는 중에는, “이방의 빛이 되게 하리니 네가 눈먼 자들의 눈을 밝히며 갇힌 자를 감옥에서 이끌어 내며 흑암에 앉은 자를 감방에서 나오게 하리라”(사 42:6–7)고 약속하신 바 된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된 몸의 지체로서 이 타락한 세상 한 가운데서 섬기고 사역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엡 4:12)을 성경은 우리에게 확인시켜 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주위를 둘러보고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시키시는 일을 인식하기 위해 정작 필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눈을 뜨는 일이다. 탁월한 신학 지식을 자랑하기보다, 성령 하나님께서는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살후 5:14)고 ‘권고’하신다. 십자가의 빛 아래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사실 주께서 약한 자들을 만지실 때 사용하시는 도구가 아닌가? 우리에게 주신 진군 명령은 명확하다. 솔로몬의 시편에서 “그는 궁핍한 자가 부르짖을 때에 건지며 도움이 없는 가난한 자도 건지며 그는 가난한 자와 궁핍한 자를 불쌍히 여기며 궁핍한 자의 생명을 구원하며”(시 72:12–13)라고 하였고, 바울은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고전 9:22)라고 선언했다는 것을 기억하라. 

내 삶의 전환점은 내가 살던 카운티 교도소에서 시간제 목사로서 “약하고 궁핍한 자들” 속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에 시작되었다. 오랫동안 나는 요한계시록 2장에 묘사된 에베소 교회 그리스도인들처럼 신학적 이단은 순식간에 찾아낼 수 있으면서도 사랑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카운티 교도소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로 나의 눈이 비로소 열렸고,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신 사역과 그의 권능의 성령께서 행하시는 사역이 가장 깨어지고 약하고 길을 잃고 상처받은 이들 가운데 어떻게 실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게 되었다.

중미 출신의 한 젊은 재소자를 만났던 그 날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그 친구는 소위 ‘고상한’ 이들은 경멸할만한 중범죄로 기소되었는데, 절망에 빠진 그가 자살을 시도하지 않도록 감시받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스페인어로 된 성경을 갖다 주고 바리새인과 세리의 비유가 나온 부분을 펴준 후(눅 18:9–14) 크게 소리 내어 읽어보라고 했다. 그의 뺨을 타고 내려온 눈물이 그가 수감된 방 문 창살 사이에 놓여 있던 성경 위로 떨어져 누가복음의 페이지들을 적셨다. 거기 나온 세리처럼 그 재소자는 깨어진 마음으로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울부짖었다. 하나님의 성령이 강력히 역사하셨던 거룩한 순간이었다. 그는 그날 밤 하나님께 의롭다 칭하심을 받고 자기 침대로 돌아갔고, 나는 잊을 수 없는 감격 속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는 나와 그 재소자가 이제 동일한 영적 몸을 이루는 지체라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우리 모두는 약하고 상처 입은 죄인들이며, 아무런 희망이 없고 오직 은혜를 필요로 하는 이들인 것이다. 그 재소자와 나는 이전에는 서로 멀리 있었으나 이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다(엡 2:13).

바로 지난주에, 재소자 중 새로 신자가 된 이 한 명이 내게 ‘고백할 뭔가’가 있다고 했다. 그가 아직도 로마 가톨릭 식으로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와 만났을 때 그가 내게 겸손히 말하길, 이전에 있었던 어떤 문제에 대해 자신이 정직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 일로 인해 나에게 용서를 구하기까지 잠을 제대로 이룰 수도 없었다고 했고 심지어 자기 자신이 그리스도인이긴 한 것인지조차 의심이 든다고 했다.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신 사역과 성령의 권능이 행하시는 사역이 이 새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역사하는 걸 보며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나는 로마서를 펼쳐 그가 마음의 고통을 경험했던 것은 칭의의 열매였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는 이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고 그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분투는 매우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습(롬 6–7)임을 알려주었다. 8장을 펼쳐서는 그로 하여금 죄를 고백하도록 격려했던 것은 성령의 내주하시는 역사임을 알려주었다. 나도 그를 용서했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보혈을 흘리셨기 때문에(3:24–25), 복음의 약속 때문에(10:13), 또한 그의 안에 권능 있고 확신을 주시는 사역을 하시는 성령님이 계시므로, 구원의 확신을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

십자가, 그리고 나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빛 아래에 설 때마다 이스라엘의 목자들을 향해 주신 하나님의 경고를 생각한다.

“너희가 그 연약한 자를 강하게 아니하며 병든 자를 고치지 아니하며 상한 자를 싸매 주지 아니하며 쫓기는 자를 돌아오게 하지 아니하며 잃어버린 자를 찾지 아니하고 다만 포악으로 그것들을 다스렸도다”(겔 34:4)

약하고, 길 잃고, 궁핍한 자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우리 개혁 교회를 가장 잘 드러내는 특징인가? 우리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기도한다. 또한 내 자신을 위해서도 계속 그렇게 기도한다. “주님, 저로 하여금 만나게 하시는 모든 영혼들,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무엇을 했는지, 또는 얼마나 약한지 상관없이, 그들을 향해 제 눈을 여시고 제 마음을 부드럽게 하소서.” 이것이 바로 십자가의 빛 아래에 사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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