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에 관한 귀한 글 나눕니다. 

 

몇 년 전 처음으로 성지를 방문했다. 여행을 통해서 나는 기독교 신앙이 인간이 만든 철학이나 전설적인 신화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검증이 가능한 장소에서 실제로 발생한 역사적 사건 위에 근거한다는 확신을 새롭게 가질 수 있었다. 

가장 심오하고도 또 구체적인 깨달음은 베들레헴에서 발생했다. 베들레헴은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작은 마을” 이상으로 중요한 성경적 역사와 신학적 중요성을 지닌 실제 장소이다. 성경 속 베들레헴을 통해서 우리는 예수님이 어떻게 자신을 하나님의 어린 양, 목자-왕, 그리고 생명의 떡으로 성취하고 증명하셨는지 알 수 있다. 

하나님의 어린 양

성경 속 베들레헴에 대한 첫 번째 언급은 창세기 35:19-21에 나오는 라헬의 매장지이다. 라헬은 예수님 혈통 속에 있는 족장 야곱의 아내였다. 그녀의 이름은 “암양”(ewe)―어린 양 또는 양―을 뜻한다. 이 구절은 또한 라헬이 에델 망대(믹달 에델)에 묻혔다고 알려주는데, 이 히브리어는 “가축 망대”를 의미한다. 유대 역사에 따르면, 베들레헴의 믹달 에델에서 태어난 흠 없는 새끼 양이 천에 싸여 유월절 제물로 쓰이기 위해서 예루살렘 성전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앞으로 오실 하나님의 어린 양에 대한 이 얼마나 놀라운 예표인가? 

또한 미가서는 “가축 망대”에 왕이 오실 것이라고 예언했다(미 4:8). 그분이 누구신가? 세례 요한이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 1:29)라고 세상에 처음 소개한, 참되시고 유일하신 왕 예수님이다. 

예수님도 베들레헴에서 태어나 강보에 싸였고, 결국 유월절에 예루살렘으로 옮겨졌다. “오직 그리스도는 죄를 위하여 한 영원한 제사를 드리시고”(히 10:12). 베들레헴의 믹달 에델에서 태어나 제사를 위해 예루살렘으로 옮겨지던 흠 없는 어린 양처럼 말이다.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전하게 하러 오셨고(마 5:17), 우리는 바로 여기에서 유월절 양에 관한 예언이 성취되는 역사를 목격한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 하나님의 백성을 대신하여 예루살렘에서 죽으신 예수님은 온 백성의 죄를 담당하신 희생양이다. 

이집트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문설주에 바른 어린양의 피 때문에 하나님의 진노가 자비로 바뀌어서 그들을 죽이지 않고 넘어갔다.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을 믿는 우리에게는 이제 그의 피가 우리의 삶에 임한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하나님의 진노가 우리를 영원히 넘어간다(pass over). 그리고 그 진노는 자비로 바뀌어 영원히 우리와 함께한다. 

목자-왕

베들레헴은 성경에서 다윗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다윗은 골리앗을 물리치고 나중에 왕이 된 일개 목동이었는데, 그의 등극은 전혀 예상 밖의 일이었다. 성경은 다윗의 혈통에서 그의 집과 왕국을 영원히 견고하게 만들 아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언했다(삼하 7:12-16).

그 아들이 바로 예수님이다. 아버지인 요셉의 혈통을 통해 태어나신, 다윗의 생물학적 후손이다. 성경은 그를 “양들의 큰 목자”(히 13:20)로 묘사한다. 그분은 사망과 죄와 수치의 거인들을 정복하고 하나님의 백성을 다스리는 진정한 왕이 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 왕을 향해서 이렇게 선언하셨다.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눅 1:31-33). 지금도 그분은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으로 아버지 곁에 서서 만유를 다스리신다. 그 앞에서는 보좌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경배한다. “죽임을 당하신 어린 양은 능력과 부와 지혜와 힘과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도다”(계 5:6-14).

생명의 떡

영원한 본향 천국에 도착해 보좌 주위에 둘러서서 하나님의 모든 백성과 함께 하나님의 어린 양, 목자-왕을 영원히 영화롭게 하는 그날이 오기 전까지, 그분은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일용할 양식으로 때마다 공급해 주신다고 약속하신다. 베들레헴은 “빵의 집”을 의미하며, 바로 이 집으로부터 자신을 생명의 빵이라고 계시하신 분이 오셨다(요 6:35).

이번 성탄절에도 우리는 하루도 빠짐없이 이 세상의 덧없는 쾌락, 썩어 없어질 소유물에서 만족을 구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언제나 똑같다.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깊은 갈망을 더 간절하게 느낄 뿐이다. 오로지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굳건한 사랑, 그치지 않는 평화, 샘솟는 기쁨, 흔들리지 않는 소망, 변하지 않는 의미, 구속의 공의, 넘치는 은혜, 그리고 우리를 초월하는 영광을 더 애타게 갈구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를 초대하신다. 우리의 마음과 소망을 오로지 자신에게만 두라고 하신다.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시는 떡의 집에서 태어난 진정한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 그에게로 오는 이는 결코 주리지도, 멸망하지도 않을 것이다(요 6:33-35). 이것은 좋은 소식이요 큰 기쁨이다. 떡의 집, 즉 다윗의 성에서 우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다. 그가 바로 주 그리스도이시다(눅 2:10-11). 할렐루야!

그를 놓치지 말라

여행에서 만났던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베들레헴 성문 밖에서 어린 양을 짊어지고 가는 한 어린 소년을 보았을 때였다. 그날도 그 아이를 눈여겨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였다. 그때나 오늘이나 삶의 혼돈과 성탄절의 분주함 속에서 정작 예수님에게만 집중하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성탄절에 가장 자주 잊히는 분이 바로 예수님이다. 

늘 자기를 중심에 두고 온갖 세상사에 휩쓸리는 사람들이 정작 우리를 위하여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하나님의 어린 양을 보지 못하고 그 옆을 스쳐 지나가더라도, 우리는 하늘에서 찬양하는 천사들, 달려온 목자들, 그리고 하나님의 어린 양, 목자이자 왕, 생명의 빵 앞에 무릎 꿇은 동방박사를 기억한다. 

이 모든 진리를 마음에 간직할 때(눅 2:19), 우리 영혼은 주님을 찬양하고 우리 영은 기뻐 춤춘다(눅 1:46-49). 저 작고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서 우리가 얼마나 떨어진 곳에 있건 상관없이, 주님은 그 작은 동네에서 태어나심으로 우리를 위해 큰일을 행하셨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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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삶의 혼돈과 성탄절의 분주함 속에서 정작 예수님에게만 집중하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않다.”

    성탄절 음악회에, 칸타타준비에 연습할 것도 많고 해서
    마음도 좀 분주해지려 했는데
    다시금 마음을 다 잡습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구원하시려고 이 땅에 오시기위해
    약속의 말씀이 성취되어지기까지
    하나님께서 성실하심으로 어떻게 일하셨고,
    예수님께서 어린양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셔서 무엇을 위해 어떤일을 하셨는지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다시금 생각하고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며
    이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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