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교회의 팀 리더십에 관한 귀한 글 (데이빗 메티스) 나눕니다.
“하나님은 겸손을 좋아하시기에 우리에게 다수(plurality)를 주셨다.” 나는 데이브 하비(Dave Harvey)가 최근에 쓴 글 ‘다수의 원칙(The Plurality Principle)’을 읽었다. 교회 리더십 팀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겸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크게 감동했다.
단 한 명의 리더와 대비되는 다수의 목사-장로로 구성된 리더십 팀에게 무엇보다 요구되는 미덕이 겸손이라는 것은 전혀 새로운 생각이 아니다. 내가 진짜로 놀란 이유는 하비가 팀 리더십에 있어서 겸손의 중요성을 그토록 강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교만을 십자가에 못 박고 겸손을 배양하는 것이 리더십 팀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마치 노래의 후렴처럼 계속해서 반복하며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듣고 있는 것처럼 하비도 최근 들어 더 자주 들려오는 목회자 타락에 관한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평생 들었던 것보다 최근에 들은 소식이 더 많다는 것은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다. 이런 목회자 중 일부는 교회와 사역의 공식적인 팀 사역자(peer)가 없었지만, 적지 않은 숫자는 팀으로 일하는 목회자와 장로가 있었다. 문제는 그런 팀 사역자들에게는 거의 권한이 없었으며, 아무런 관리 지도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팀으로 얼마든지 함께 책임지고 사역할 수 있는 상황에도 단지 한 사람이 모든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와 교인들 그리고 목사 자신이 팀으로 사역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하여 고통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하비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기독교 공동체는 우리의 겸손을 시험하지만, 리더십 팀의 일원이 되는 것은 마치 변호사 시험에 응시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이어서 말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섬기는 것에는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먼저 섬겨야 한다. 그렇기에 겸손은 배워야만 한다.” 먼저 당신 자신을 의심하라. 남을 먼저 섬기라. 이것은 통찰력 있는 가르침이고, 훌륭한 리더십의 기준으로 교회에서 참고 할 만하다. 교회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장로들은 남이 아닌 자신을 먼저 의심하고, 자신이 아닌 남을 먼저 섬기는가? 그리고 목회자들이 가야 할 길을 결정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하비는 또 이렇게 말한다. “겸손은 여러 개의 엔진을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는 윤활유다. 훌륭한 팀, 의견 조율이 잘 되는 회의, 사랑이 넘치고 책임감 있는 관계의 이면에 숨겨진 비밀은 바로 겸손이다.”
팀사역은 어떻게 겸손을 가르치는가
자아실현과 특권을 갖기 위해 리더십을 생각하는 세상과는 달리 기독교 리더십은 자기가 아닌 하나님을 중심에 두고 있다. 목사와 장로는 자신감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부르심을 받은 이유는 더 많은 희생을 통하여 교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향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겸손의 필요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수록 커진다. 특히 함께 사역하도록 부르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겸손은 창조주와 관련한 피조물의 미덕이지만, 겸손에 관한 많은 성경 구절은 공동체라는 맥락에서 나온다(빌 1:27-2:5, 엡 4:1-3, 벧전 5:5-7).
팀 리더십이 우리를 겸손하게 하는 다음 네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자.
1. 팀은 이기적인 욕망과 거룩하지 않은 야망을 드러낸다
사도들은 “이기적인 야망”(그리스어, 에리테이아)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야고보는 이렇게 경고했다. “시기와 다툼이 있는 곳에는 혼란과 모든 악한 일이 있음이라”(약 3:16 또는 약 3:14). 바울은 이기적인 야망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갈 5:19-21; 또는 고후 12:20; 빌 1:17; 2:3).
“이기적 야망” 또는 “이기적 추구”(롬 2:8)는 모든 인간과 기독교인에게 비극적이며, 기독교 지도자에게는 더욱더 치명적이다. 고독한 레인저에게 그것은 실로 특별한 위협으로 다가온다. 과연 누가 그런 위험을 감지하고 미묘한 형태로라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할 수 있을까? 팀원이다. 또래이자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지금 당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결정이 교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 개인의 야망을 위한 이기적인 것임을 알아챌 수 있다.
자신을 내세우고 싶은 마음과 유명 지도자의 위치에서 사역하고 싶은 열망은 사실상 백지 한 장 차이이다. 건강한 다수(이름뿐 아니라 기능 면에서 팀을 이루는 경우)는 그러한 이기적인 욕망과 불경건한 야망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기 전에 폭로함으로써 당신이 바른길을 가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하비는 이렇게 썼다.
팀과 함께 하는 사역이 처음이라면 당신은 조만간 알게 될 것이다. 팀 사역이 사역을 향한 당신의 영웅적인 꿈과 세속적인 욕망을 얼마나 자주 겉으로 드러나게 하고, 그것을 제때 처리하도록 강요하는지 말이다…. 건강한 다수의 지도자(elder) 중 한 사람으로 봉사하기 위해 목사는 자신의 역할을 알아야 하고, 권위에 순종해야 하며 겸손을 배워야 한다. 극단적인 흑백 논리를 피해야 하며 내가 가진 은사를 교회에 유익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렌즈를 통해 나 자신의 욕망이 아닌 교회의 유익을 위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동체를 지도하는 것은 우리를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두는 일이다.
2. 팀은 건전한 의견 충돌을 일으킨다
의견 충돌은 교회와 삶의 모든 영역에서 불가피하다. 문제는 의견 충돌의 여부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오느냐 하는 것이다. 건강한 팀일수록 신뢰의 관계가 형성되기 전인 초기에 발생한다. 성급한 결정을 내림으로 대립하는 상황을 만든 후 통화를 하거나 메일을 보내어 상황을 수습하기보다는 먼저 의견을 듣는 것이 좋다. 사적으로, 당신을 정말 사랑하는 형제와 동료로부터 반대 의견을 미리 듣는 것이 훨씬 낫다.
가까운 형제로부터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 것은 우리에게 겸손을 가르친다. 그런 다음 자신의 시각이 근시안적이었고, 틀릴 수 있음을 깨달으며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겸손을 배우는 과정이다. 다수의 리더십은 이렇게 적재적소에서 건전한 의견 충돌을 일으킨다.
3. 팀은 모든 것을 다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기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리더로서, 나도 인간이기에 (이론적으로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사실상 정말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역에 몰두하는 것은 또 다른 측면이다. 팀은 우리의 눈앞에서 내 한계의 겸손한 진실을 보여주고, 우리의 머리와 마음속에서 그 사실이 단지 이론에서 현실이 되도록 만들어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팀 리더십이 더 번창해지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비는 말한다. “내게는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각자가 믿어야만 한다.” 서로를 필요한 존재로 인식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때 우리는 비로소 성공한 사역의 공로가 내게 있다는 가식을 몰아낼 수 있게 된다.
4. 팀은 인내를 시험한다. 그리고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한다
팀 리더십은 일반적으로 효율적이진 않지만 효과적이다. 효과적인 조직이야말로 주님의 교회가 가기를 원하시는 방식이다.
“담임 목사(senior pastor)”가 본질적으로 교회의 CEO일 때 결정과 실행은 매우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 반면 팀워크에서는 시간이 걸린다. 일정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고, 근거를 제시하고, 반대 의견에 답변하고, 초안을 작성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뉘앙스까지 추가해야 한다. 이처럼 팀 리더십은 일반적으로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이 지역 교회 리더십의 효율성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점은 사회 모든 조직이 정당한 이유 없이도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시대에 신중하게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교회는 효율성이 중요하지 않다. 지역 교회의 다수 리더십에 대한 신약성경의 명확하고 통일된 증언은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몸이 되는 교회의 효율성보다 효과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하비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은 연합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를 팀으로 부르신다. 교회는 우리가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가 인내해야 하는 곳이다. 하나님의 관심은 우리가 거룩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함께 성장할 사람들과 우리를 연합시키신다. 하나님은 인내를 사랑하신다. 그렇기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타인의 의견을 겸손하게 경청하는 자세와 하나님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서도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겸손을 사랑하신다. 그렇기에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것이 바로 다수이다.
힘들지만 더 나은
사역의 팀워크는 소중한 선물이다. 지금도 전 세계에 흩어진 수천 명의 혈혈단신 목회자가 동료 장로를 갈망하지만,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그들의 손을 굳게 붙잡아 주시길 기도한다. 그러나 솔로로 사역하는 부르심에도 은혜가 있기 마련이다.
팀원이라는 차마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귀중한 선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가 너무도 쉽다. 팀 리더십이 항상 쉬운 게 아니다. 효율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동료 리더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때로는 혼자 인도하는 것이 더 나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함께 팀으로 앞장설 때 우리 속 교만은 경고와 징계를 받는다. 경고와 징계는 개인적인 안락함과 편리함을 앗아가지만, 그것은 교회에 덕을 세우는 일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당장 불편한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큰 기쁨과 유익을 가져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