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신뢰하는 사람은 들을 수 없다

5월 20일 수요일 / 시편 25편 9절

온유한 자를 정의로 지도하심이여 온유한 자에게 그의 도를 가르치시리로다

우리는 흔히 온유를 단순히 부드러운 성격 정도로 생각합니다.
화를 잘 안 내고, 사람들과 잘 부딪히지 않는 성향 말입니다.

하지만 성경의 온유는 훨씬 깊습니다.

온유는 자기 주장이 약한 상태가 아니라,
하나님의 도 앞에서 자기 자신을 굽힐 줄 아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단지 “겸손한 척”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는 진짜로 하나님의 길을 배우고 싶어 합니다.

사실 아무리 겸손해 보여도
주님의 도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은
결국 하나님의 가르침을 오래 들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돈의 원리를 배우는 데는 밤을 새웁니다.
어떤 사람은 성공과 자기계발에는 엄청난 집중력을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도에 대해서는 금방 지루해합니다.

성경은 그런 상태를 온유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진실로 온유한 사람은
하나님의 뜻에 대해 갈증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단순히 문제 해결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방식 자체를 알고 싶어 합니다.

“하나님은 왜 이렇게 일하시는가?”
“하나님 나라의 길은 왜 세상의 방식과 다른가?”
“어떻게 하면 내가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그 사람 안에는 이런 목마름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편은 하나님이 온유한 자에게 “그의 도”를 가르치신다고 말합니다.
단순한 정보나 종교적 지식을 주신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성품과 방식, 하나님의 세계를 살아가는 길을 열어 보이신다는 뜻입니다.

결국 온유는 영적 무기력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강렬한 방향성을 가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온유한 사람은 조용할 수는 있어도 무관심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느려 보여도 속은 타오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도를 알고 싶어서.
그 길 안에 살고 싶어서.

반대로 사람의 마음이 자기 확신으로 차 있으면
하나님의 말씀은 점점 배경음처럼 들리게 됩니다.

설교를 들어도, 성경을 읽어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만 붙잡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아는 일은 단순한 지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문제입니다.

무엇을 가장 귀하게 여기느냐.
무엇을 가장 알고 싶어 하느냐.

그 방향이 그 사람의 영혼을 결정합니다.

어쩌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하나님의 도를 다시 갈망하는 마음인지도 모릅니다.

기도

주님, 제 마음을 온유하게 하소서.
제 고집과 두려움보다 주의 길을 더 신뢰하게 하시고,
제 삶을 주의 정의와 진리로 인도하여 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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