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낮음의 차이가 아닙니다
2026년 10월 14일 수요일 / 이사야 55장 9절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구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각에 동의해 주시기를 바랄 때가 많습니다. 내가 옳다고 판단한 길을 하나님께서 열어 주시기를 원하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일하시기를 기대합니다. 기도하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이미 정해 놓은 답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답을 주시면 은혜라고 부르고, 다른 답을 주시면 이해하기 어려운 섭리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이사야 55장 9절은 하나님의 생각이 우리의 생각보다 조금 더 지혜롭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늘이 땅보다 높은 것처럼, 하나님의 길과 생각은 우리의 그것을 근본적으로 넘어선다고 선언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판단을 조금 수정하면 하나님의 뜻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판단하는 최종 기준이 인간의 이해력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이 말씀이 하나님의 뜻을 알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무엇을 약속하셨는지, 그분의 말씀이 우리의 생각을 어떻게 교정하는지 더욱 진지하게 살펴야 합니다. 하나님의 생각이 우리의 생각보다 높다는 사실은 우리의 질문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질문과 판단까지도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세우도록 요구합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생겼을 때, 모든 상황을 무조건 하나님의 선한 뜻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이 구절은 고통의 이유를 언제나 설명해 주는 공식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현실이 하나님의 지혜와 신실하심의 한계를 증명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신앙은 모든 것을 이해한 뒤 하나님을 신뢰하는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성품과 약속을 알기에,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자리에서도 그분의 말씀을 따라 걷는 일입니다.
오늘 나의 믿음을 돌아봅니다. 나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있는가, 아니면 하나님께서 내 뜻을 따라 주시기를 기다리고 있는가? 하나님의 생각이 내 생각보다 높다는 고백은 입술로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말씀이 내가 옳다고 확신하는 생각을 뒤집을 때, 내가 원하는 길을 내려놓아야 할 때, 비로소 그 고백의 무게가 드러납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내 생각이 옳다는 확신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내 생각보다 높으신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내 생각을 새롭게 하는 일입니다.
기도
주님, 제 생각으로 무의식중에라도 주님의 뜻을 제한하지 않게 하시고, 이해할 수 없는 순간에도 주님의 지혜와 선하심을 신뢰하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