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은 ‘나’가 아니라 ‘우리’를 빛냅니다
2026년 11월 4일 수요일 / 요한복음 17장 22절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
우리는 영광을 ‘남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더 인정받고,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 마침내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영광을 주신 목적을 뜻밖의 곳에 두십니다.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에 비추어 보면 영광은 나를 돋보이게 하는 빛이 아니라, 우리 사이를 밝히는 빛입니다. 내가 얼마나 빛나는가 못지않게, 내 곁에서 다른 사람이 어떤 얼굴로 살아가는가를 돌아보게 합니다.
특별히 마음에 남는 것은 말씀의 순서입니다. 예수님은 하나가 되면 영광을 주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영광을 주셨고, 그 목적이 하나 됨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순서를 묵상하면 관계를 대하는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사랑받기 위해 나를 증명하는 대신, 받은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향한 칭찬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 존재까지 거절당한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때 내 마음에 물어봅니다.
“지금 나는 이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가, 아니면 이 사람보다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쩌면 하나됨을 가로막는 것은 서로의 차이만이 아니라, 내가 더 빛나야 안심하는 마음일지 모릅니다.
오늘은 누군가의 말을 끊지 않고 들어 보겠습니다. 다른 사람의 좋은 소식을 내 처지와 비교하지 않고 축하하겠습니다. 잘못한 일이 있다면 관계 전체의 책임을 따지기 전에, 내가 사과할 몫부터 인정하겠습니다.
그 작은 순간에, 영광을 나의 성취가 아닌 우리가 함께 누리는 선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기도
주님,
제 가치를 증명하느라 곁에 있는 사람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제가 빛나는 것만 바라지 않고,
함께 빛날 수 있는 자리를 기꺼이 만들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