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나아가되, 그대로 돌아오지는 않기를
2026년 10월 29일 목요일 / 시편 145편 18절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
우리는 기도하면서도 마음을 편집합니다.
분노는 조금 감추고, 믿음은 조금 보태고, 욕심에는 그럴듯한 명분을 붙입니다. 하나님 앞에서조차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나 진실한 기도는 이렇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주님, 저는 아직 화가 납니다.”
“기다린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포기하고 싶습니다.”
“주님의 뜻을 구한다면서 제 뜻이 이루어지기만 바랐습니다.”
이렇게 숨기를 멈추는 것은 소중합니다. 그러나 진실함은 기도의 출발점이지, 도착점은 아닙니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렸다고 해서 그 마음이 모두 옳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제 마음입니다”라는 고백 다음에는
“이 마음을 주님께서 가르쳐 주십시오”라는 간구가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가까이하시는 은혜는 내 사정을 알아주시는 위로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그 가까이하심 안에서 우리는 내 생각을 넘어서는 지혜를, 내 시간표를 내려놓는 인내를, 내 억울함 너머 이웃의 억울함까지 살피는 공의를 배웁니다.
그래서 기도의 자리에는 뜻밖의 도전이 있습니다.
상대가 달라지기를 구하다가 내가 먼저 사과할 일을 발견합니다. 빨리 길을 열어 달라고 구하다가 기다림을 배웁니다. 기다릴 힘을 구하다가 오히려 지금 해야 할 옳은 일을 깨닫기도 합니다.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을 내 편으로만 모시려 했는데, 어느새 내가 하나님의 뜻 앞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 제 마음을 알아주십시오”에서 시작하여
“주님, 제가 주님의 마음을 배우게 해 주십시오”로 나아갑시다. 이것이 하나님이 가까이 하심의 은혜입니다.
있는 그대로 나아가되,
주님의 지혜와 인내와 공의를 배워
어제와는 다른 선택 하나를 품고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기도
주님,
제 마음을 숨기지 않게 하시고,
제 마음을 진리처럼 고집하지도 않게 하소서.
가까이하시는 은혜 안에서
위로받을 뿐 아니라 배우게 하시고,
배울 뿐 아니라 순종하게 하소서.
기다려야 할 때에는 인내를,
돌이켜야 할 때에는 겸손을,
옳은 일을 행해야 할 때에는 용기를 주소서.
제 진심을 말씀드리는 기도가
주님의 뜻을 살아 내는 하루로 이어지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