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6장 15-16절
15. 일곱째 날 새벽에 그들이 일찍이 일어나서 전과 같은 방식으로 그 성을 일곱 번 도니 그 성을 일곱 번 돌기는 그 날뿐이었더라
16. 일곱 번째에 제사장들이 나팔을 불 때에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이르되 외치라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 성을 주셨느니라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하나님의 응답이 오지 않아 애타게 기다리는 시간을 겪는다. 심지어 그분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길을 걸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많은 경우 이 기다림의 시간을 고통의 시간보다 더 힘들게 느끼기도 한다. 본문 속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의 사십 년을 마치고 바로 오늘, 약속의 땅 가나안의 여리고 성 앞에 서 있다. 하나님은 성에서 전쟁을 해 본 경험이 없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저 그 성을 7일 동안 돌라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명령하신 전투 방법이다. 만약 우리가 안고 있는 시급하고도 중대한 문제에 대해 하나님이 이렇게 응답하신다면, 아마도 거의 숨이 넘어갈 노릇일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 성을 돌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마지막 날까지 성은 단 일 미터도 무너지지 않는다. 작은 미동조차 없다. 아무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믿으며 돌아야 하는 것, 바로 이 상황이 우리를 견디지 못하게 하고는 한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딘 기다림의 시간은 곧 하나님의 음성과도 같다. 이제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수많은 전투를 치루어야 하는 백성들에게 “너희들이 정말 나를 의지할 수 있겠니?”라고 물어보시는 그 음성. 침묵하며 그분의 일하심을 묵묵히 기다리는 동안, 하나님은 마찬가지로 우리가 그분을 진정으로 의지하는 자녀가 되기를 기다리신다. 따라서 기다림의 시간은 내 방법을 모두 내려놓고 하나님만 바라보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시간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기다림의 시간에 이스라엘 백성이 행했던 것은 그저 성을 도는, 눈으로 보기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는 동안 행하는 말씀 묵상, 예배, 그리고 기도가 마치 무의미한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시간을 통해 내 삶의 주인이 하나님으로 바뀌는 귀한 변화를 얻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다림의 시간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와 인도하심도 경함할 수 없다.
오늘 하루의 삶이 하나님의 기다림 가운데 있다면, 그 시간을 주님 앞에 성실히 또 완전하게 내어드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