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수요일 / 고린도전서 15장 31절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
바울이 말한 “나는 날마다 죽노라”는 말은, 대단한 결심을 매일 새로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이겁니다. “오늘은 내가 조금 덜 나서고, 조금 덜 고집부리며 살겠다”는 고백입니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죠.
우리는 보통 잘 살기 위해 더 챙기고, 더 주장하고, 더 이기려고 합니다. 그런데 신앙은 이상하게도 반대입니다. 내가 한 발 물러설 때, 마음이 살아납니다. 꼭 말하지 않아도 될 말을 삼키고, 꼭 이기지 않아도 될 상황을 넘길 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게 바울이 말한 ‘죽음’입니다.
“살기 위해 죽는다”는 건, 오늘 하루를 포기하며 산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늘 하루를 덜 버거워지게 사는 방법입니다. 내 힘으로 다 하려는 걸 잠시 내려놓고, “주님, 오늘은 주님이 좀 맡아 주세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부활을 믿는 사람은 오늘을 이렇게 삽니다. 내 고집 하나 내려놓고, 내 자존심 하나 쉬게 해 주고, 대신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으로 하루를 채우는 삶. 바울이 말한 “날마다 죽는 삶”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훨씬 은혜로운 삶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