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없다고 괜찮은 건 아니야
2026년 9월 21일 월요일 / 전도서 8장 11절
악한 일에 관한 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아니하므로 인생들이 악을 행하는 데에 마음이 담대하도다
어느 날, 한 사람이 길을 걷다가 신호등 없는 작은 골목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차도 없고,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는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길을 건넜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도 그는 같은 길을 지났습니다.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어제도 괜찮았는데.”
며칠 뒤부터 그는 그 길에서 신호를 지키는 일을 어리석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것 같았고, 당장 문제가 생기는 일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골목 모퉁이에서 빠르게 달려오던 차와 마주쳤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는 피했지만, 그는 한동안 심장이 멎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날들이 자신이 옳았다는 증거는 아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단지 위험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죄는 처음에는 마음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작은 거짓말을 했을 때, 누군가를 미워하면서도 겉으로는 웃었을 때,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계속 미뤘을 때, 우리는 마음 한편에서 찔림을 느낍니다. 그런데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그 찔림은 조금씩 작아집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다들 이렇게 하잖아.”
“이번만 지나가면 돼.”
그렇게 죄는 어느 날 갑자기 커지기보다, 괜찮다고 여긴 작은 순간들 사이에서 자랍니다. 처음에는 죄를 두려워하던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 죄를 행하는 데 담대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당장 벌하지 않으시는 것은 죄를 허락하신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쩌면 주님은 우리가 스스로 돌이킬 수 있도록 기다리고 계신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직 마음이 완전히 굳어지기 전에, 아직 관계가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아직 죄가 습관이 되기 전에 돌아오라고 조용히 부르고 계시는 것입니다.
오늘 내게도 그런 부분이 있을지 모릅니다. 아무도 모르기에 그냥 지나치고 있는 마음, 오래 반복해서 이제는 죄인지조차 무뎌진 습관, 하나님 앞에서 정리해야 하지만 계속 미루고 있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괜찮다”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이것이 정직한가”를 물어 보면 좋겠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넘어지기를 기다리시는 분이 아니라,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혹시라도 우리의 마음에 들리는 양심의 작은 소리가 있다면 결코 외면하지 맙시다. 그 음성은 우리를 정죄하려는 소리가 아니라, 더 깊은 은혜와 안전한 길로 이끄시는 사랑의 부르심일 수 있습니다.
기도
하나님,
세상이 당장 달라지지 않아도
하나님의 공의와 때를 신뢰하게 하소서.
사람의 반응보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오늘도 바르게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