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무너뜨리는 것
2026년 10월 13일 화요일 / 전도서 9장 18절
지혜가 무기보다 나으니라 그러나 죄인 한 사람이 많은 선을 무너지게 하느니라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묻곤 합니다. 더 강한 무기, 더 많은 자원, 더 큰 권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도자는 지혜가 무기보다 낫다고 말합니다.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무엇을 지키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지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은 지혜의 우월성을 선언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죄가 많은 선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불편한 현실을 함께 보여 줍니다. 오랫동안 쌓아 온 신뢰가 한 번의 배신으로 무너지고, 여러 사람이 함께 일구어 온 공동체가 한 사람의 탐욕과 교만으로 상처 입습니다. 선한 일을 이루는 데는 많은 사람의 수고와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한 사람의 그릇된 선택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죄가 지닌 파괴성입니다. 죄는 언제나 개인의 내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왜곡된 욕망은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은 공동체 전체로 번져 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죄를 사소한 개인적 실수로 축소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내린 결정, 내가 내뱉은 말, 내가 고집하는 태도가 누군가의 믿음과 소망을 무너뜨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판단이 언제나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말과 행동이 무엇을 세우고 무엇을 무너뜨리는지 하나님 앞에서 살피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의로움을 증명하기보다 자신 안에 있는 죄의 파괴성을 경계하고, 다른 사람을 통제하기보다 자신부터 하나님의 말씀 아래 두는 사람입니다.
오늘 내가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 선한 것이, 혹시 나의 교만 때문에 무너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지혜는 단순히 옳은 답을 아는 능력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사람과 공동체를 함부로 무너뜨리지 않는 삶의 태도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는 것은 다른 사람의 어리석음을 찾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선한 것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하시기 위함일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다른 사람의 잘못은 쉽게 보면서도 제 안에 있는 교만과 죄의 파괴성은 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옳다는 확신으로 사람을 상하게 하고, 선을 행한다는 명분으로 공동체를 무너뜨리지 않게 하소서. 제게 주신 지혜가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도구가 아니라 생명을 세우고 선을 지키는 능력이 되게 하소서. 무엇보다 제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날마다 다스림을 받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