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이 깊어지는 자리에서
2026년 10월 12일 월요일 / 고린도후서 1장 5절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친 것 같이 우리가 받는 위로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넘치는도다
우리는 고난이 줄어들면 위로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해결되고, 아픈 곳이 낫고, 막혔던 일이 풀리면 비로소 위로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치는 것처럼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위로도 넘친다고 말합니다.
바울에게 위로는 고난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고난이 사라진 뒤에야 찾아오는 보상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고난 한가운데서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붙들고 계신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바울은 고난이 넘치는 만큼 우리가 더 강한 사람이 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고난을 잘 견디면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된다고 단순하게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고난의 크기가 아니라 그리스도로부터 흘러넘치는 위로의 충분함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고난이 저절로 유익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고난 자체를 미화할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고난이 우리의 삶을 흔들어 놓을 수는 있어도, 그리스도께서 자기 백성을 붙드시는 은혜까지 무효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시기를 구하면서, 사실은 고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물론 그것도 자연스러운 기도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우리에게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고난이 끝나야만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다면, 고난 속에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그리스도는 누구이십니까?
신앙은 고난을 겪지 않는 삶을 보장받는 일이 아닙니다. 고난 속에서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지 않는 삶입니다. 우리가 견디는 힘조차 우리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에게서 공급된다는 사실을 배우는 일입니다.
오늘 내게 필요한 것은 고난을 견딜 만한 사람으로 자신을 단련하는 일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나를 붙들어 주시는 그리스도의 위로가 내 능력보다 크다는 사실을 믿는 일일 수 있습니다.
기도
주님, 고난이 찾아오면 그것을 없애는 일에만 마음을 빼앗깁니다. 고난을 미워하되 고난 속에서도 일하시는 주님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내 의지와 인내를 의지하기보다 그리스도에게서 흘러오는 위로를 의지하게 하시고,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의 은혜가 부족하지 않음을 배우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