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왜 싸우지 않으셨을까?
2026년 10월 20일 화요일 / 요한복음 18장 36절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예수님은 빌라도 앞에서 자신의 나라에 관해 말씀하십니다. 왕이라면 군대가 있어야 하고, 권력을 지켜야 하며, 자신을 위협하는 자들을 물리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예수님은 전혀 다른 왕의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의 나라는 세상의 권력과 폭력으로 세워지거나 유지되는 나라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 세상과 무관한 나라라는 뜻도 아닙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버리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세상이 누구의 통치 아래 있어야 하는지를 드러내기 위해 오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말하면서도 세상의 방식을 쉽게 받아들입니다. 더 많은 힘을 가져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상대방을 이겨야 우리의 뜻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숫자와 성과, 사람들의 인정이 하나님의 뜻보다 앞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칼을 들지 않으셨습니다. 십자가를 피함으로써 왕이 되신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심으로 자신의 왕권을 드러내셨습니다. 세상은 힘으로 다른 사람을 복종시키지만, 예수님은 자신을 내어 주심으로 죄와 죽음의 권세를 무너뜨리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를 산다는 것은 단지 죽은 후에 천국에 갈 것을 기다리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어떤 통치를 받으며 살아가는가의 문제입니다. 내 뜻을 관철하기 위해 사람을 이용하는가, 아니면 그리스도의 진리와 사랑 아래서 나의 뜻을 내려놓는가? 교회가 세상의 영향력을 얻는 데만 관심을 기울이는가, 아니면 세상과 다른 왕의 통치를 삶으로 증언하는가? 예수님의 나라는 세상의 질서를 그대로 반복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왕이시라는 고백은 우리의 권력과 성공, 관계와 선택까지도 그분의 다스림 아래 두라는 요청입니다.
기도
주님, 하나님 나라를 말하면서도 세상의 힘과 성공을 의지했던 모습을 돌아봅니다. 다른 사람을 이기고 내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진리와 사랑 안에서 살아가게 하소서. 교회가 세상의 방식을 닮아 가는 대신, 십자가에 나타난 왕의 통치를 드러내게 하시고, 저의 일상에서도 예수님이 참된 왕이심을 증언하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