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당연한 것은 없다
2026년 11월 5일 목요일 / 누가복음 12장 20절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농사가 잘됐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확을 거두었습니다. 얼마나 기분 좋은 일입니까? 그동안 수고한 보람도 있고, 앞으로 살아갈 걱정도 한결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창고를 더 크게 짓기로 합니다. 사실 우리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예수님은 이 이야기를 단순히 재산을 많이 모은 사람의 이야기로 들려주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가지를 생각하게 하십니다. 이 사람은 자기에게 주어진 풍성한 수확을 보면서 앞으로의 인생까지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을 마치 이미 자기 손에 들어온 것처럼 여긴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하신 말씀은 뜻밖입니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하나님은 그의 창고가 크다는 사실을 문제 삼으신 것이 아닙니다. 그가 세워 놓은 계획이 틀렸다고 하신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계획 속에 빠져 있는 결정적인 사실을 드러내십니다. 자신의 생명조차 자기 마음대로 연장하거나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창고에 쌓아 놓은 곡식은 계산할 수 있었지만, 자기에게 남은 시간은 계산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도 별다르지 않습니다. 다음 달을 계획하고, 내년을 준비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합니다. 그런 준비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내일이 오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여깁니다. 내일도 오늘처럼 있을 것이고, 다음 주에도 지금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오늘을 당연한 일상 정도로 취급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준비하는 방법이 아니라, 지금 주어진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내가 계획한 만큼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무 계획 없이 살라는 뜻은 아닙니다. 계획은 세우되 내일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것, 내가 가진 것을 누리되 그것이 영원히 내 것인 것처럼 착각하지 않는 것, 바로 그런 태도가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지혜가 아닐까요? 오늘이 내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을 대하는 방식도 조금은 달라질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내일을 당연하게 여기며 오늘을 무심히 흘려보내지 않게 하소서. 더 많이 소유하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기보다, 오늘 제게 허락하신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하소서. 내 인생의 주인이 제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잊지 않고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