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로 결심하지 않았는데, 멀어져 있었다
2026년 11월 6일 금요일 / 히브리서 2장 1절
우리는 들은 것에 더욱 유념함으로 우리가 흘러 떠내려가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니라
배는 엔진을 켜야만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묶인 줄이 풀리면, 가만히 있어도 떠내려갑니다.
이 말씀 앞에서 이런 질문을 해 봅니다.
“나는 하나님을 떠난 적이 없는데, 왜 하나님이 이렇게 멀게 느껴질까?”
떠나겠다는 결심 없이도 멀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의 가르침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들은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 생기는, 조용한 표류입니다. 그 표류를 막는 방법으로 이미 “들은 것”에 더욱 유념하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하루에도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기도를 버린 것이 아니라, 오늘만 미루었습니다.
말씀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이미 아는 이야기라며 지나쳤습니다.
사랑하지 않기로 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익숙함은 믿음과 닮았지만, 믿음은 아닙니다
이 말씀에서 낯설게 다가오는 대목은 “새로운 것을 들으라”가 아니라 “들은 것에 더욱 유념하라”는 권면입니다. 이미 들은 복음으로 주의를 돌리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 새로운 감동이 있어야 신앙이 살아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설교, 새로운 깨달음, 새로운 체험을 찾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나는 아직 몰라서 순종하지 못하는가, 아니면 이미 아는 말씀을 살지 않고 있는가?”
하나님의 뜻을 몰라서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내 마음은 지금 무엇에 떠밀리고 있습니까
강물 위에서 “나는 움직이지 않겠다”고 결심한다고 해서 배가 제자리에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나도 모르게 마음을 떠미는 흐름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흐름에 익숙해지면, 나도 모르게 하나님과 더 멀어지게 됩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 멀어짐을 느끼지 못할 수 있음이지요.
‘유념하다’라는 것을 쉽게 이해하려면, 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유념하지 않다’라는 것은 “말씀을 알고 있으면서도 더 이상 그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입니다.
기도
주님,
저는 주님을 떠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향해 마음을 돌리지 않은 시간들을 돌아봅니다.
말씀이 익숙해질수록
말씀 앞에서 놀라는 마음은 작아졌습니다.
많이 들었다는 이유로,
이미 순종하고 있는 사람처럼 저를 착각했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감동을 찾기 전에
이미 들려주신 말씀 하나에 응답하게 하소서.
제 마음을 다시 주님의 말씀에 매어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