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을 다시 맡기는 기도

3월 5일 목요일 / 시편 143편 10절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나를 가르쳐 주의 뜻을 행하게 하소서 주의 영은 선하시니 나를 공평한 땅에 인도하소서

살다 보면 방향이 흐려지는 날이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마음은 자꾸 다른 데로 가고, 머리로는 맞는 길을 아는데 발걸음은 이상하게 엇나갑니다. 그럴 때 우리는 보통 상황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문제만 사라지면 괜찮아질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다윗의 기도는 조금 다릅니다. 그는 먼저 이렇게 말합니다.
“주는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마치 길을 잃은 사람이 지도부터 다시 펴는 것 같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속도를 줄이는 게 아니라 방향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는 솔직하게 말합니다.
“주의 뜻을 행하게 해 주세요.”

이 말에는 약간의 체념 같은 것도 묻어납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자기 마음대로 살기 때문입니다. 옳은 걸 알아도 다른 길을 선택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알게 해 주세요”가 아니라 **“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합니다. 이건 신앙인의 꽤 정직한 고백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하나님의 선한 영이 자신을 평탄한 땅으로 이끌어 달라고요.

평탄한 땅이라는 말이 참 묘합니다. 인생이 완전히 편해진다는 뜻은 아닐 겁니다. 다만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야 하는, 그런 울퉁불퉁한 삶에서 조금은 제대로 걸을 수 있는 길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구절은 거창한 신앙 이야기가 아닙니다.
방향을 잃은 어느 날, 한 사람이 하나님께 이렇게 말하는 장면에 가깝습니다.

“하나님, 제가 자꾸 엇나갑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방향으로 좀 이끌어 주세요.”

기도


하나님, 제 생각과 판단이 앞서지 않게 하시고, 주의 선한 영이 제 마음과 걸음을 이끌어 주십시오. 복잡한 길이 아니라, 주께서 기뻐하시는 평탄한 길로 오늘도 인도해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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