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으로 번역된 주님의 수액

3월 25일 수요일 / 요한복음 15장 8절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는 내 제자가 되리라

포도나무 가지가 나무에 그저 가만히 붙어 있는 것 같아도, 사실 그 안에서는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생명의 공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님의 수액이 내 삶의 실핏줄까지 전해질 때, 딱딱했던 고집은 말랑한 사랑으로 녹아내리고 거칠었던 말들은 어느새 온유한 향기로 변해갑니다.

이런 존재의 변화가 곧 주님이 말씀하신 열매입니다. 내가 맺은 그 달콤한 인격의 열매를 누군가 떼어 먹고 위로를 얻는다면, 세상은 굳이 묻지 않아도 내가 누구의 제자인지 금방 알아차릴 것입니다. 제자라는 이름은 화려한 훈장이 아니라, 내 삶을 통과한 주님의 사랑이 타인에게 따뜻한 맛으로 전해질 때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이름표 같은 것이니까요.

기도

주님, 제가 대단한 업적을 쌓으려 기를 쓰기보다, 그저 당신이라는 나무에 꼭 붙어 있는 순종의 가지가 되길 원합니다. 내 안의 거친 성품들이 주님의 부드러운 수액으로 녹아내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세상에는 주님의 향기를 전하는 ‘맛있는 제자’로 살게 하소서. 오늘 하루, 내 삶의 작은 모퉁이에서 당신을 닮은 열매 하나가 가만히 맺히기를 소망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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