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져진 하나님, 무뎌진 감각
2026년 10월 7일 수요일 / 요한일서 1장 1절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자세히 보고 우리의 손으로 만진 바라
요한이 “우리의 손으로 만진 바”라고 증언한 말씀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합니다.
요한은 예수님과 함께 먹고 마시며 걸었고, 그분의 말씀을 들었으며,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졌습니다. 단순히 예수님에 관한 지식을 가진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전인격적인 조우를 경험한 것입니다.
태초부터 계셨던 생명의 말씀이 육신을 입고 우리의 역사 속으로 들어오셨습니다. 하나님은 관념이나 교리로만 존재하신 분이 아니라, 사람의 몸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우리는 요한처럼 그 예수님을 직접 만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요한보다 덜 실제적인 주님을 믿는 것은 아닙니다.
그 말씀은 지금도 살아 계시며 우리의 주님으로 영광 가운데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분 앞에 우리의 삶을 내어놓는 것은, 요한이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며 경험했던 전인격적인 만남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님이 멀리 계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예배의 감격을 상실한 데 있는지도 모릅니다.
말씀을 들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기도해도 삶이 달라지지 않으며, 예배를 드려도 하나님을 실제로 뵙는다는 경외와 기쁨이 사라져 버립니다.
예배는 여전히 드리고 있지만, 예배의 감격은 사라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요한의 증언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나는 지금 살아 계신 주님을 예배하고 있는가? 아니면 주님에 관한 익숙한 지식과 종교적 행위만 반복하고 있는가?
주님을 만난다는 것은 반드시 특별한 경험을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말씀 앞에서 나의 생각이 바뀌고, 나의 태도가 달라지고, 오늘 내가 해야 할 선택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생명의 말씀이 나의 삶을 실제로 건드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오늘도 주님은 살아 계십니다.
문제는 주님이 말씀하지 않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만져진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예배의 감격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도
주님,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 버린 예배를 다시 깨워주소서.
말씀하실 때 듣게 하시고, 우리 가운데 임재하시는 주님을 바라보게 하시며, 주님을 뵙는 예배의 감격을 다시 회복하게 하소서.
오늘도 살아 계신 주님과 전인격적으로 마주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