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음에 붓는 중
2026년 9월 24일 목요일 / 로마서 5장 5절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사랑을 ‘증명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일이 잘 풀리면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것 같고, 계획이 무너지면 그 사랑도 멀어진 듯 느낍니다. 기도가 응답되면 사랑받는 사람 같고, 침묵이 길어지면 혼자 남겨진 사람처럼 여깁니다.
그런데 로마서 5장 5절은 하나님의 사랑을 성과표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내가 확인해 내는 결론이 아니라, 성령께서 내 마음에 부어 넣으시는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부어진다’는 말은 조심스럽게 한 방울 떨어뜨리는 장면이 아닙니다. 빈 그릇의 상태를 묻지 않고, 그릇이 얼마나 값비싼지도 따지지 않고, 그 안을 채우는 장면에 가깝습니다. 금이 간 그릇이라도 먼저 물을 부어 보아야 어디가 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금 간 부분을 보시고 물러서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틈을 통해서라도 사랑이 스며들게 하십니다.
그래서 소망은 “나는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라는 확신이 아닙니다. 소망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은 내 안에 사랑을 멈추지 않고 흘려보내신다”는 신뢰입니다. 이 소망은 마지막에 우리를 망신시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붙드시는 방식이 변덕스러운 감정이나 환경의 호의가 아니라, 이미 주신 성령의 임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질문은 이것일지 모릅니다.
“내 삶에서 사랑이 새어 나가는 틈은 어디인가?”
지침, 서운함, 죄책감, 오래된 상처, 통제할 수 없는 미래가 그 틈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틈을 감추려 애쓰지만, 하나님은 그곳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성령께서는 완벽하게 밀폐된 마음이 아니라, 주님께 열어 드린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을 부으십니다.
오늘, 하나님께 내 마음의 빈 곳을 감추지 말고 보여 드리십시오. “주님, 저는 지금 이 부분이 비어 있습니다”라고 솔직히 말하십시오. 그 고백이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성령께서 채우시는 사랑은 우리의 말솜씨나 믿음의 강도에 달려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도
성령님, 제 마음에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곳을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감추고 싶은 상처와 두려움, 메마름을 주님 앞에 가져가게 하소서. 제 마음의 금 간 틈을 정죄하지 마시고, 그 자리에도 하나님의 사랑이 흘러들게 하소서. 결과를 보지 못해도 사랑을 의심하지 않게 하시고, 오늘 제 안에 부어지고 있는 주님의 사랑을 신뢰하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