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수요일 / 로마서 8장 16절

성령이 친히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

로마서 8장 16절은 단순히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다’라는 교리를 확인해 주는 문장이 아니라, 믿는 자의 영혼 깊은 곳에서 조용히 울리는 하나의 증언입니다. 누가 보지 않아도, 내 감정이 요동쳐도, 기도의 응답이 지연되는 날이라도, 내 안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확신이 계속 살아 숨 쉽니다. 때때로 흔들리고 의심이 스며드는 순간에도, 포기하지 못하게 붙잡는 그 은밀한 끌림. 마치 어두운 방에서 작은 촛불 하나가 방향을 잃지 않게 하듯, 하나님의 영은 우리가 어디에 속한 존재인지 계속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증언은 단순한 위로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자녀라면 아버지의 마음을 닮아가게 마련입니다. 사랑받는 아이는 사랑을 다시 흘려보내고, 용서를 경험한 자는 용서를 실천하게 됩니다. 때때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길은 손해처럼 느껴지고, 침묵이 더 편해 보이는 상황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내면에서 ‘그렇지만 너는 내 아들이(딸이) 아니냐’ 하고 속삭이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은 우리를 머뭇거림에서 걸음으로 옮기게 합니다. 남들이 모르는 깊은 동기와 이유로 우리는 다시 한 번 주님의 길을 택합니다. 자녀 된 증언은 곧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입니다.

이제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성령께서 오늘도 내 마음에 들려주시는 그 증언에 저는 어떻게 응답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이 단순한 정체성 선언에 머물지 않고, 용기 있는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까? 혹시 우리가 내려놓지 못해 붙잡고 있는 자리가 있다면, 이제는 ‘자녀답게’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아버지의 마음을 따라 살아 보려는 다소 무모한 결단, 작은 희생, 한 번의 선행, 용서, 시간의 헌신. 그렇게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성령의 증언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너는 내 자녀다.’ 이 말씀은 우리를 안심시키는 속삭임이자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명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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