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하나님부터

3월 4일 수요일 / 시편 143편 1절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며 내 간구에 귀를 기울이시고 주의 진실과 의로 내게 응답하소서

다윗이 정말 역경 속에서 이 시를 썼다면 — 사울에게 쫓길 때든, 압살롬의 반역 때든 — 그 상황은 결코 영적으로 여유 있는 자리가 아니었을 겁니다. 숨이 가쁘고, 억울하고, 두렵고, 분노가 올라오는 자리였겠지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그는 “제 억울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먼저 말합니다.

이게 타고난 경건일까요?
아니면 억지로 붙드는 선택일까요?

저는 후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시편을 보면 다윗은 감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원망도 하고, 두려움도 말하고, 분노도 토로합니다. 그런데 결국 매번 다시 하나님 쪽으로 몸을 돌립니다. 자연스럽다기보다, 반복된 훈련의 결과처럼 보입니다.

경건은 기질이 아니라 방향성입니다.
기도의 깊이는 감정의 잔잔함이 아니라, 시선의 고정입니다.

그래서 이런 기도는 “이미 완성된 사람”의 기도가 아니라,
흔들리지만 어디를 붙들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의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힘들 때 문제 해결을 구하는 건 육신의 연약함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입니다. 다만 다윗은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주님, 이 상황을 바꿔주세요” 이전에
“주님, 당신은 신실하십니다”를 먼저 고백합니다.

이 순서가 그의 힘이었겠지요.

우리에게 도전이 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이용하려는 기도에 익숙하고,
다윗은 하나님을 먼저 인정하는 기도에 익숙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억지로라도 옳은 방향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입술이 따라가지 않아도,
감정이 동의하지 않아도,
“주님, 저는 지금 힘듭니다. 그런데 주님은 신실하십니다.”

이 한 문장을 계속 붙드는 것.

경건은 감정이 좋아서 나오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옳으시다는 사실을 포기하지 않는 데서 나옵니다.

묵상 질문

나는 힘들 때 하나님께 무엇을 먼저 말하는가?
상황인가, 감정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성품인가?

기도

주님, 제 기도가 문제 중심으로만 흐르지 않게 하소서.
제 형편보다 먼저 주님의 성품을 붙들게 하소서.
억지라도, 연약해도, 주님이 옳으시다는 고백을 놓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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