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귀한 손님을 기억하며

4월 23일 목요일 / 고린도후서 13장 5절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 받은 자니라

고린도후서 13장 5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오래된 거울 앞에 선 기분이 듭니다. 바울은 우리에게 아주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죠. “당신은 정말 믿음 안에 있습니까?”라고요. 사실 우리는 살면서 남의 신앙이나 태도에는 참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정작 내 마음의 현주소를 살피는 일에는 조금 게으를 때가 많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험하고 확증하라’는 말은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정죄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금을 제련할 때 불순물을 걸러내듯, 내 안에 섞여 있는 가짜 마음들을 걷어내고 순수한 본질을 찾아보라는 격려에 가깝지요. 내 열심이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포장지는 아니었는지, 혹은 익숙해진 종교적 습관에 속고 있는 건 아닌지 정직하게 마주해 보는 시간 말입니다.

결국 이 묵상의 끝은 ‘내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라는 아주 든든한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내가 얼마나 완벽한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 삶의 운전대를 정말 주님께 맡기고 있는지가 핵심이기에 그렇습니다. 거창한 증거가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문득 찾아오는 평안이나, 이기적인 마음을 내려놓게 되는 작은 용기 하나가 내 안에 주님이 계신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어줍니다.

오늘 하루는 누군가, 무엇인가를 판단하느라 쏟았던 시선을 잠시 거두고, 내 마음의 중심을 따뜻하게 살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 주님이 내 안에 계시지”라는 그 당연하지만 벅찬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발걸음은 훨씬 가벼워질 것입니다.

기도

주님, 오늘도 앞만 보고 달리느라 제 마음의 주인 자리를 놓치고 살진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거창한 고백보다 제 일상의 작은 선택 속에서 주님의 흔적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제 믿음이 박제된 문장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삶의 증거가 되게 하시고, 어떤 순간에도 내 안에 계신 주님을 잊지 않는 든든한 하루가 되게 도와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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