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직접 만졌다

2026년 9월 2일 수요일 / 요한일서 1장 1-2절

  • 1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자세히 보고 우리의 손으로 만진 바라
  • 2 이 생명이 나타내신 바 된지라 이 영원한 생명을 우리가 보았고 증언하여 너희에게 전하노니 이는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내신 바 된 이시니라

사도 요한의 이 고백은 무척이나 서늘하고도 뜨겁습니다.

“손으로 직접 만졌다.”

그는 시적 감상이나 어설픈 관념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어깨를 부딪치고, 함께 빵을 쪼개고, 땀 냄새와 먼지를 공유했던 그 촉각의 기억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하늘에 머물던 영원이 지상이라는 거친 무대 위로 쿵 하고 떨어져 내린 것입니다. 잡히지 않는 이념이나 까마득한 신화가 아니라, 지금 눈앞에서 피를 흘리고 땀을 흘리는 생생한 실체로서 말입니다.

영원이라는 거창한 단어가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요한은 그 영원이 먼 훗날의 미래가 아니라, 바로 그 ‘손끝의 감각’ 안에 들어와 있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통과하는 지극히 평범하고 때로는 고단한 일상의 결 속에도 이미 그 영원의 감촉이 스며 있습니다.

  • 나직하게 들려오는 음악의 울림 속에서,
  • 하루를 견뎌낸 소박한 식탁 위에서,
  • 가만히 고개를 끄덕여주는 누군가의 눈빛 속에서.

하나님은 아득한 신비 뒤에 숨어 계신 분이 아닙니다. 내 손이 닿는 가장 가까운 삶의 한복판에서, 따뜻한 온기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계신 현존입니다.

오늘 문득 스쳐 지나가는 정적이나 작고 정직한 온기 속에서, ‘나를 찾아와 친히 만져지는 생명’을 편안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기도

“아득한 관념이 아닌, 내 삶의 결 속으로 친히 걸어 들어오신 주님.

오늘 내 손에 닿는 일상의 모든 것들—음악의 나직한 울림, 정갈한 식탁, 곁을 지키는 온기 속에서 주님의 생명을 느낍니다.

잡히지 않는 불안에 마음을 쏟기보다, 지금 내 곁에 생생히 현존하시는 주님의 손을 가만히 잡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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