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1_lee_main.jpg 

참 이상한 날이었다. 내가 그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간단히 닭죽을 먹고 일이 있어 오후 내내 나가 있다가 저녁에 집에 들어 왔다. 집에는 둘째 아들 형민이만 있었고 아무도 없네… 아들은 게임을 하는지 방문은 닫혀 있고… 배가 고파 부엌에 내려가 나 혼자 이것 저것 챙겨 먹었다. 평소에는 “형민아! 저녁 뭘 먹을래? 주혜하고 엄마는 어디 갔니?” 등등의 질문을 해가며 아들의 저녁식사 시간을 준비했을 터인데… 그냥 나 혼자 먹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단지 배가 고팠다. 무슨 아프리카 난민도 아니고… 난생 처음의 창피한(?) 외로운 저녁 식사를 할 때에 마침 아내가 들어왔다. 장을 보러 갔었나 보다. 아내의 말, “어머! 여보, 혼자 밥을 먹어요?”…. 그 말에 얼마나 더욱 쑥스럽고 미안해지는지. 그런데 더 희한한 일은 그 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빌립보서 2장은 말한다.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위해 우리로 하여금 소원을 갖게 하신다고… 소원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뭔가를 하고 싶은 간절함을 내포하는 말인데 과연 내겐 그 간절함이 무엇을 향하고 있을까? 진지하게 질문을 던져 본다.

내 몸이 음식에 간절할 때, 아무 것도 보이질 않았다. 주님의 뜻, 구속의 사역을 위해 부름을 받은 한 사람으로써 과연 내가 그것에 굶주려 있는지… 주님의 뜻, 구원과 거룩 그리고 감사에 굶주려 그 외의 것들에는 무관심할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주님의 사람이 되어 보자.

한 인생 정말 멋있지 아니한가!

Similar Posts

  •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의 은혜로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하는 것 또한,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소원을 주시고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기에 그렇다.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아니, 내가 원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과연 하나님의 뜻을 위한 것일까?…

  • 집에 쥐가 들어왔다

      몇 주 전 일이다.  무심코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생쥐 같은 것이 휙 지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얼마나 작은지, 얼마나 빠른지… 정확히 보지를 못했다.  그런데 꼬리 비슷하게 생긴 것은 분명히 봤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르겠다.  쥐가 그렇게 무서운지는 나도 나 자신을 잘 몰랐다.  아내에게 쥐를 봤노라고 이야기 했더니, 기겁을 한다.  그 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문제는 다음 날…  정말…

  • 찬송의 역사 이야기 4

    찬송의 역사 이야기 (4)               종교의 탄압으로 인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미국이라는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에 의해 미국의 교회는 시작되었고 감격스러운 예배를 드리며 찬송을  불렀습니다. 이렇게, 단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모든 삶의 터전을 포기하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까지 감수해 가며 무사히 미국으로 건너온 그들에게는, 뭐라…

  • 더욱 철이 들다

    어렸을 때부터 웅변을 좋아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꼭 나갔다. 그런데 매번 2등을 하였다. 반드시 1등을 하는 선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선배가 하는 웅변술은 여러가지로 탁월했다. 그 선배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그를 두려워했나 보다. 이유는 한가지… 내가 그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웅변에 관한 한 그 선배는 나의 실재였다.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에, 그야말로 ‘베프’(가장 친한 친구)를…

  • 찬양의 성경적 소고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 그러나 야곱아 너는 나를 부르지 아니하였고 이스라엘아 너는 나를 괴롭게 여겼으며  (이사야 43:21-22)   1. 교회는 사람의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다. 물론 그 사람 조차도 하나님의 것이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의 값진 피를 이 세상에 주고 사신 것이 곧 교회이다. 그 교회는 하나님의…

  • 버릴 것은 버릴 줄 알아야…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한지 처음으로 서재를 옮겼다. 반지하에 있던 나의 골방을 큰 아들의 방으로 물려주고 잠을 자는 방을 서재로 꾸몄다. 12년 동안 나 홀로 썼던 방의 모든 것을 옮겼다. 책들을 포함해서 자질구레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조그마한 방에 그렇게도 많은 것들이 있었나 싶다. 그런데… 보지 않았던 책들, 사용하지 않았던 케이블, 단 한번도 참고조차 하지 않았던…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