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우리의 한계를 아십니다

2026년 9월 17일 목요일 (2) / 고린도전서 10장 13절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살다 보면 내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나 자신도 모를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습니다. “이 정도쯤이야” 합니다. 그런데 같은 일이 계속되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까지 겹치면 어느 순간 마음이 무너집니다. 그때 우리는 자신의 믿음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고린도전서 10장 13절은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를 붙잡습니다.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이 말씀을 우리는 흔히 “하나님께서 감당할 만큼만 시험하신다”는 말로 이해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이 말씀은 우리의 능력을 칭찬하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의 한계를 정확하게 알고 계신다는 말씀에 가깝습니다.

나는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십니다.

그래서 신앙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가 약해지는 순간에도 하나님이 나를 놓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배우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시험을 없애 주신다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 “피할 길”을 내신다고 합니다. 이것도 재미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에서 모든 어려움을 제거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 속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으신다는 것입니다.

화를 내고 싶은 순간에 입을 닫는 것,
붙잡고 싶은 것을 내려놓는 것,
혼자 해결하려 하지 않고 도움을 구하는 것,
내 생각이 옳다고 끝까지 주장하지 않는 것.

어쩌면 그런 아주 작은 선택이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피할 길’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께서 큰 문을 열어 주시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시는 길은 의외로 작고 조용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놓치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험이 없는 삶이 아니라, 시험 속에서 하나님이 열어 놓으신 작은 길을 알아보는 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강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닙니다.
내가 잘 견뎌서 지금까지 버틴 것도 아닙니다.

돌이켜 보면, 내가 몰랐던 순간에도 하나님께서 이미 길을 하나씩 만들어 놓으셨던 것입니다.

기도

주님,
제가 제 자신을 너무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어려움 앞에 서면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 사람인지 고백합니다.

그래서 제 힘을 믿기보다
저의 한계를 아시는 주님을 의지하게 하소서.

시험을 없애 달라고만 구하지 말고,
그 안에서 주님이 열어 놓으신 길을 보게 하소서.
때로는 멈추게 하시고, 때로는 내려놓게 하시고,
때로는 돌아서게 하시는 그 작은 길을
믿음으로 선택하게 하소서.

오늘도 제가 강해서가 아니라
신실하신 주님께서 붙들고 계시기에
다시 한 걸음 걸어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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